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말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했으나 김 위원장이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KBS '일요스페셜'과의 대담에서 이런 일화와 함께 북핵과 한·미 북·미관계,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이제까지 감춰졌던 뒷얘기를 털어놨다. 김 전 대통령은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나한테 편지를 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을 미국에 오도록 초청했다'는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안 갔다.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북에 오면 세계 각국의 정상처럼 남한 대통령도 김일성릉에 참배하라'고 해서 '국민정서상 못하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오지마라'고 하는 등 모든 게 불투명한 상태에서 북한에 갔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처음 만나서 뭐가 잘될지 못될지 모르고 서로 긴장하고 있으니까 (순안공항서 평양까지)차안에서 무슨 얘기할 겨를이 없었고 (아무 얘기도)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에 대해서 한 시간 이상 끌어도 얘기가 안됐다.마지막으로 내가 김 위원장 보고 '여보쇼.나는 김 위원장이 부친을 존경하고 노인을 대접하는 걸로 아는데 노인인 내가 여길 왔는데 나보다 젊은 당신이 안온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김 위원장이)결국 가겠다고 합의했다"고 회고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