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정부 각 부처내에서 업무혁신을 위한 자발적인 연구모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뜻을 밝힌 것은 자신의 저서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에도 소개돼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경험에 바탕을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 책에서 "학습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5차례의 워크숍을 연 결과, 직원들이 관심사가 비슷한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공부와 토론을 하는 학습조직인 `지식보트'를 24개 운영하게됐다"고 밝혔다. 또 "운영실비 지원, 학습 성과에 따른 `지식항해 마일리' 우수직원에 대한 인사상 특전 부여 등으로 학습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업무혁신에 큰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각 부처내 개혁주체세력 구축' 방침에 대해 이같이 설명한것은 야당 등으로부터 `홍위병' `전위대' `편가르기' `완장부대'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진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찬반논란이 있는 등 파장이 일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고 건(高 建) 총리 주재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서도 공직사회 내부의 논란에 따른 대책을 논의, "분권과 자율을 바탕으로 한 개혁을 재삼 강조한 것"이라는`진의'를 적극 전달키로 했다. 김병준(金秉準) 정부혁신위원장도 15일 "정부혁신위는 각 부처에 구성된 업무혁신팀과 공식적인 관계를 통해 개혁의지를 지닌 공무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이들이 개혁에 앞장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공식경로를 통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는 개혁 공무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수렴함으로써 이들의 의견도 개혁에 적극 반영될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말한 공식 개혁주체세력이 업무혁신팀이라면, 자발적인 연구모임은`비공식' 주체세력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개혁 분위기가 공직사회 전반으로 퍼져 모든 공무원이 개혁을 위해 서로 경쟁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공직사회의 개혁역량을한차원 높이자는 뜻"이라면서 "개혁 마인드를 지닌 공무원들의 개혁의지가 차단되거나 꺾이지 않도록 긍정적인 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료사회의 특성상 계급.지휘체계에 억눌려 있는 중.하위 공직자들의 창의성과개혁 마인드를 이같은 공식.비공식 통로를 통해 만개시킴으로써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게 노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공식.비공식 조직간 경쟁이 비생산적인 파쟁으로 변질해비효율과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없지 않고 `이너서클화'나 또 다른 연고주의를 초래할 개연성도 지적되고 있다. 국정홍보처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공무원은 계속 일해야 하므로 공무원들이 `먹기 좋은 떡'에 절대 달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도 13일 세무관서장 대상 특강에서 `대통령의 국정방향과 반대로 가거나 안가는사람, 옆길로 가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부터는 "인사과정을통해 정책이 와해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혀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를 당근과 채찍으로 적극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