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후보들은 13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개최된 후보등록후 첫 합동연설회에서 부산.경남(PK) 지역 선거인단의 표심을 공략했다. PK지역은 대구.경북(TK)과 함께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점에서 주요 후보들은 각자 지역연고를 내세우는 한편 지역개발 공약제시에 주력했으며 당개혁을 빌미로 한 후보간 `약점 때리기' 수위도 점차 높이는 분위기다. 강재섭(姜在涉) 후보는 "경로당, 수구의 낡은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가 없고, 대선패배의 상처도 아물지 않았는데 과거의 얼굴이 당대표가 되겠다고 나왔다"면서 "제가 대표가 되면 제2창당 준비위원회를 구성,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연말까지 제2창당 작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증권선물거래소의 부산이관, 지방분권특별법 및 지방경제균형발전법제정을 지방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덕룡(金德龍) 후보는 서청원(徐淸源) 후보의 경선불출마 선언번복에 대해 "92년 대선때 경선에 불복, 말바꾸기로 당을 망친 이인제와 뭐가 다르냐"고 직격탄을 날리는 한편 "총선후에 총리자리나 노리고 내각제를 검토하겠다는 게 무슨 패배주의냐"고 서 후보 공격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최근 모 지방일간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저의 정치적인 고향인 부산에서 바람을 탔기 때문에 전국을 휩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청원 후보는 "어떤 분은 보수정당을 계속하자고 하고, 어떤 분은 당명이나 고치자고 하는데 쓰러져 가는 집에 페인트칠이나 해서야 되겠느냐"고 최병렬(崔秉烈).강재섭 후보를 겨냥한뒤 "내년 총선승리후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게 패배주의라고 몰아붙이는 것이야말로 소아병적 사고"라고 김덕룡 후보에 반격했다. 서 후보는 "저는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경남지역 정치지도자밑에서 정치수업을 받았다"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북핵위기와 물류대란, 교육대란 등을 언급하며 "위기일수록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고 소신과 추진력이 있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경험없는 젊은이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지 않느냐"고 `세대교체론'에 맞섰다. 최 후보는 경남 산청과 부산고 출신임을 강조하며 "내년 총선에서 과연 누가 PK를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김형오(金炯旿) 후보는 "다 잡아놓은 정권을 빼앗기고도 출마한 후보가 있다", "대표 한사람이 강하다고 강한 야당이 되는 게 아니다"고 서청원.최병렬 후보를 공격한 뒤 부산 영도출신임을 강조했고, 이재오(李在五) 후보는 "최근 당 선관위가 나를 제외한 5명에게 주의를 줬다"면서 타후보들의 구태의연한 선거행태를 지적한 뒤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대표가 돼야 야당다운 야당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