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2일 대북송금 특검수사와 관련, "국가와 우리 경제를 위해 수십년간 헌신한 사람들이 부정비리가 없는데도 사법처리 대상이 되고 있는 데 대해 당시 책임자로서 가슴 아픈 심정을 금치못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오는 15일 방영될 KBS `일요스페셜' 프로그램과의 특별대담에서 "대북송금 문제가 사법적 심사 대상이 돼선 안된다는 소신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KBS1 TV가 전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3주년을 맞아 지금도 가슴 벅찬 감격을 금할 수 없지만 현실을 보면 여러가지 걱정도 되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북핵 문제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북한 핵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면서 "먼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 체제를 보장하는 길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대북 봉쇄정책에 대해 "북한을 봉쇄해 봤자 옆에 러시아와중국이 있어 지원하는데 어떻게 막겠느냐"면서 "대북봉쇄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역사적으로도 봉쇄정책이 성공한 적이 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하고 잘 하겠다는 남쪽 사람들을 궁지로 몰고 끌고다니려 한다"며 "결국 그러면 북한을 반대할 구실을 준다"고 비판했다. 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자꾸만 기회를 놓치고, 남한 답방 약속도 지키지 않아 안타깝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에 와야 정말로 남북이 교류하고 평화로 가는 데 크게 기여할텐데"라고 김 위원장의 답방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대미관계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에게 불가결한 우방인 만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등의 정책적 비판은 좋지만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등 반미로 가는 것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한 것은기본원칙이 옳은 만큼 대통령을 적극 지원해 남북간 평화와 화해협력이 진전되도록해야 한다"고 말하고 "민족화합의 열쇠는 결국 국민에게 있으므로 남북관계 등을 위해 위대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김 전 대통령은 소설가 김주영씨와의 이 대담을 12일 오후 녹화했으며, 오는 15일 저녁 8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된다. 김 전 대통령이 퇴임후 TV를 포함해 언론매체와 대담이나 인터뷰에 응한 것은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