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신·구당파간에 'DJ의중(김대중 전 대통령 생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양측은 '민주당은 자유당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민주주의에 공헌했다'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각기 신당추진과 저지의 명분으로 삼아 각기 제갈길을 서두르고 있다. 신당파는 1주일 정도 협상을 하되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독자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방침이고 구당파는 12일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DJ의중 논란=구당파측은 "정통성있는 민주당을 해체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고 신당파는 "정통성을 발전적으로 계승,전국정당을 만드는 게 DJ뜻"이라고 맞섰다. 구당파의 박상천 최고위원은 "역사적 정통성이 있는 민주당을 계속 이어가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해석했다. 김경천 의원도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켜야하고 신당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들리더라"고 말했다. 반면 신당파의 신기남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자신도 당을 여러번 만들고 바꿨지만 새로 만든다고 정통성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장영달 의원도 "전국정당을 통해 거듭 나는 것이 정통성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구당파 정면충돌로 치달아=신당파의 이상수 사무총장은 이날 "16일 당무회의까지 결론이 안나면 17일 신당추진모임 전체회의 결의로 독자 활동할 생각도 있다"며 "그러나 중도파에서 13일 수정안을 내면 1주일 정도 시한을 정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집단 탈당한 뒤 창당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맞서 박상천 최고위원 등 구당파 의원 1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해체 또는 대체하는 신당추진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를 위해 대의원 3분의 1이상의 소집요구서를 받아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당파는 이날부터 대의원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