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는 12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신당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놓고 하루종일 물밑 설전을 벌였다. 전날 김 전 대통령이 정대철(鄭大哲) 대표에게 "민주당은 자유당때부터 신익희,조병옥, 장면, 박순천, 정일형 선생에 이어 여기까지 왔는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놓고 양측이 신당 추진과 저지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모양새다. 당 해체 반대, 신당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구주류측은 "정통성 있는 민주당을 해체해선 안된다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김경천(金敬天) 의원은 "민주당 정통성을 지켜야 하고 신당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들리더라"며 "정통성이 깨지면 잡당(雜黨)이 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데 말씀을 그렇게 간단하게 해석하면 안된다"면서도 "민주당은 역사적 정통성이 있고 정권교체를 시켰고 남북화해협력에 기여한 정당인 만큼 당의 해체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전대 소집 요구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정통성을 지키고 당 해체를 저지하기 위한 전당대회 소집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김 전 대통령의 언급을 바탕에 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주류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구주류측 해석에 대해 "자의적이다. 아전 인수식으로 해석해선 안된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자신도 당을 여러번 만들고 바꿨지만 새로 만든다고 (정통성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만드는 신당도 민주당과는 전혀 다른 틀이지만 50년 전통과민주당의 좋은 정책과 이념을 승계하는 것이며 단지 민주당의 지역구도를 창조적으로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린개혁포럼을 이끌고 있는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민주당은 정통성에 있어한나라당과 차별성이 있지만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전국정당을 통해 거듭나는 것이 정통성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것이며 전국정당화를 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은 김 전 대통령의 공적을 까먹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지난 3월 김 전 대통령을 만났을때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바라고 있더라"며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분열과 반목을 원치않고 있으며 분당도 바라지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도파인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분당은 안되고 계승발전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사과나무 뿌리를 파지 말고 당도가 높은 품종의 사과가지를 나무에 접목시키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