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미사일방어(MD) 체제 도입 검토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하고 미국이 한국 배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신형으로 교체키로 함에 따라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MD 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본격적으로 착수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전력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자체 보유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체제를구형인 PAC-2에서 PAC-3로 일대일 교체한다고 최근 밝히면서 이같은 전망이 조기에 실현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94년부터 한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1개 대대급인 발사대 48기를 배치, 운영중이고 오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PAC-3로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해부터 10년간 1조9천억원을 투입, PAC-3 48기를 국외 도입하는 차기 유도무기(SAM-X) 사업을 추진하려다 예산 등의 문제로 유보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이 2사단 등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에 따라 미군이 맡았던 주요 역할을 한국군에 넘기기로 했고 미국이 한국군의 전력증강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어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 사업도 조만간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군이 오는 2010년까지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도입하는 차세대구축함 계획도 MD체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현재 미일이 공동연구를 진행중인 MD 계획이 배치 단계까지 도달하려면 앞으로 최소 10년은 걸린다는 점을 감안, 북핵 문제 등을 고려해 우선 미국형 MD 체제를 사들이자는 주장이 방위청내에서 최근 힘을 얻어왔다. 일본은 북한 등 외국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2단계 MD 체제, 즉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로 대기권내에서 요격하고, 실패할 경우 PAC-3로 육지 도착 이전단계에서 격파한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7일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직 MD 관련 논의를하지 않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우리가 방공망을 잘 보강, 발전시키다 보면 (MD와)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MD와 연관이 있다 없다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말해 머지 않아 한국도 MD 체제에 포섭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보좌관은 또 "단기적으로는 북한 미사일보다 야포, 단거리 유도탄의 위협이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우방들과 비슷한 위협에 공감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MD 체제 편입의 필요성을 언급,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반도는 종심이 짧아 장거리 미사일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게사실이어서 한국군이 자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한국이 PAC-3 보유 없이 미일의 MD 체제에 편입하는 실용적인 방법과 PAC-3를구입해 MD 체제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 등 두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