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에 관한 논의내용에 대해 "대화와 압력을 병행해야 하지만 한국정부 입장에선 대화쪽에좀더 비중을 두고 말한 점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 후 영빈관인 카쵸노마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 정상이 모든 것을 숨김없고 격의없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을가장 큰 소득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일본의 유사법제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모든 나라가 방위력을 보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나 일본의 방위정책 변화에주변나라가 경계심을 갖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는 `전수방위 원칙하에 외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제도 정비로, 자위대의 해외침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으며 고이즈미 총리의 진지한 해명에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유사법제 자체에 어떤 문제를 삼기보다는, 일본이 강대국으로서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믿음을 주변국과 세계에 보여주느냐에 따라 (인식이) 좌우될 것"이라며 "일본이 평화주도세력으로 인식될 때아무 문제가 안될 것이므로 일본 지도와 국민들이 큰틀에서 그런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일간 과거사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어떤 의지를 표명하느냐 안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같은 과거사가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양국 국민이 갖게 될 때 그냥 역사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나 되풀이 될 것이라는 의혹과 불신이 국민의 가슴에 살아있으면 대통령이 뭐라 하든 앞으로도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나고, 또 다른 불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 지도자와 국민이 미래를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상호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 "저는 (회담에서) 외교.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대화와 동시에 압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며 "북한 핵문제가 더 악화될 경우 일.한.미 3국간 긴밀한 협의하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북한의 (마약밀수 등) 위법행위에 대한 규제와 단속 등에 서 더욱 엄정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일.미 3국의 대북정책이 기본적 인식에선 일치하고 있다고 본다"며 "추가적 조치나, 압력, 엄정대처 등의 말이나 표현 역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도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런 것들을 하겠다는 것이고, 이점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일 과거사와 유사법제 문제 등으로 인한 논란과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노대통령의 일본방문에 대한 우려와 일부 비판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으나 노 대통령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 방문이 실현됐다"며 "신시대에 걸맞은 노 대통령의 일한 관계에 대한 의견을 보고 솔직하고 용기있는 노 대통령의 인품에 깊은 친근감과 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일한 미래협력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하고 "노 대통령의 일본대중문화 수입개방 확대 결단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조복래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