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이 7일 오전 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은 전날 오후까지 양측의 외교채널을 통해 막판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관심을 모았던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사태 악화시 `추가적 조치'라는 한미정상 성명과 `강경한 조치'라는 미일 정상 성명과 달리 이번 성명에서는 구체적인행동의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일본측은 성명에 명시적 문구를 담는 쪽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 자극을 우려한 우리측 요구가 수용됨으로써 한미, 미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원칙을 재확인한다는 우회적인 언급으로 절충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현지에서는 일본측이 `엄격한 조치'와 같은 표현을 넣기를 희망했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북핵을 용인하지 않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돼야 하며,특히 북측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한다는 문안이 들어가 대북 경고 메시지 수위는 한미, 미일 성명에 비해 낮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두 정상은 성명에서 북핵 등 현안이 평화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되고 북한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북에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원이 가능하게될 것임을 강조해 한미, 미일 성명과 다르게 `대가성' 유인책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유사법제(有事法制) 통과와 자민당 정조회장의 `창씨개명' 발언 등 한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사안들이 가시화된 가운데 주목됐던 과거사에 대한 언급에서 우리측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한일 양국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이를 토대로 21세기 미래지향적 양국관계발전을 위해 함께 전진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성명 문안이 이를말해준다. 당초 우리측은 `직시'가 아니라 `정확한 인식' `분명한 인식' 등의 표현을 선호했고, 이를 관철하려 애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측은 한국인의 일본 입국 비자면제에 대해서도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는2005년까지 실현시킨다는 쪽으로 보다 `분명한' 합의를 이끌어 내려 했으나 일본 법무성 반대 등으로 인해 `조기 실현 노력'에 만족해야 했다는 전언이다. 재일한국인 지방참정권 보장 문제도 성명에 포함시키려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일본측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일본측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추진 문제에 대해 역시 분명한 일정적시 등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조기 교섭개시, 우호적 환경 조성 노력 등으로 절충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동성명 부제로 채택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위한 한일협력 기반구축'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동북아시대 비전을 드러내려는 우리측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는 후문이다. (도쿄=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