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내 한반도 문제 담당자들은 한국 정부당국이 한반도와 관련한 주요 정보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데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7일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측 간사인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 미국무부와 의회,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을 만나고 귀국한뒤 한.미간 정보협조의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최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 관료나 정치인들이 대미 외교에서 한미간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제기될 경우 ▲못들은 체 하거나 ▲미국측 의도를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덮어버리거나 ▲좋은 방향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거나 ▲나쁜 뉴스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를 주저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불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사례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지난 1월초 미국을 방문한임성준(任晟準)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한국민이 원하면 주한미군은 철수할것이며, 한미 양국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나 한국측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보고서는 또 럼즈펠드 장관은 1개월뒤 미국을 방문한 노무현(盧武鉉) 당선자 특사단에 한층 강한 어조로 주한 미 지상군 감축과 한강 이남 재배치 계획 등을 통보했으나 한국내에서 자신의 발언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놀랐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함 의원은 "미 정부 당국이 북한핵, 미군 재배치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한국정부의 외교, 안보, 정보 당국자들이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는 데 대해 우려와 불만을갖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한국측과의 협의에 기대하지 않고 미국측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기류가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