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추진기구 구성안이 당무회의 상정 단계에서부터 벽에 부딪친 가운데 구주류와 중도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신당론'이 확산되고 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구주류 중진들은 신당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중도파 의원들은 오는 9일로 예정된 당무회의를 연기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정균환 총무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당추진기구안을 상정하는 순간 당은 깨진다고 봐야 한다"며 "더이상의 신당논의를 중단하고 강도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고, 낡은 제도 개선, 정치지형 개조, 분권형 대통령제 등 포괄적인 정치개혁을주도해야 하며, 외부인사를 대폭 수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신당을 하겠다는 것은 훌륭한 고정지지층을 뿌리째 없애버리고 새로만든다는 것이며, 결국 햇볕정책을 지지해준 개혁적인 유권자층, 호남 유권자들을배제하고 `부산.경남당' `노무현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떨어지면 다시 `탈노무현 정당'을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며, 신당추진기구안을 강행하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중도파도 입장을분명히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처럼 구주류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도파 의원들도 분당사태를 막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 노력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김영환(金榮煥) 정범구(鄭範九) 조한천(趙漢天) 이창복(李昌馥) 심재권(沈載權)김성순(金聖順) 정철기(鄭哲基) 강운태(姜雲太) 고진부(高珍富) 의원 등 중도파 의원 9명은 (가칭)`당을 걱정하는 모임'을 구성하고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섰다. 또 강운태 의원은 지난 5일 신당의 `기획자'인 이해찬(李海瓚) 의원과 정통모임회장인 박상천 최고위원을 잇따라 만나 당무회의 연기와 물밑대화를 촉구한 것으로알려졌다. 김영환 의원은 "신당논의에 국민들이 식상해하고 있으며, 민주당을 없애고 신당을 하려는 것이 무리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무턱대고 당무회의를 열어서 분열과 갈등만 키울게 아니라 물밑대화를 통해 합의에 의한 대안을 만들어낸 뒤 당무회의를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정치개혁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정당개혁안을 확정짓고 대대적인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민주당을 환골탈태하는 신당을 만들고 개혁당 등 외부개혁세력과의 연대 방안을 마련하면 참여정부를 뒷받침하는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주류 의원들은 9일 당무회의에 신당추진기구안을 상정하겠다고 공언하고있으나, 현실적인 동력이 약화된 점을 감안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신주류의 한 핵심의원은 "여러가지 진통은 있지만 국민의 정치개혁 요구를 수용하는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달라질 수는 없으며, 그런 방향이 결국역사의 순리"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의 탈당을 통한 신당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에서 후단협의엄혹한 교훈이 있는데 (밖으로) 나갈 수 있겠느냐"며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