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는 23일 미국의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또 남한내 젊은층의 반미감정이 북한의 선전전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유도질문에는 직답을 피하면서 "한국민들이 충동적으로 북한 동포들과의 형제애에 이끌리기 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한 미 지상군을 절대적으로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 감축할 것이라고밝히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남한과일본의 핵무기 개발은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미국의소리방송이 25일 보도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 사이의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매우 훌륭한 회담이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만찬 등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미국과 미국사회 지도급 인사들을 대면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 미국인들은 노대통령의 개인적인 면모를 알게 됐고 노 대통령의 생각과 현안에 관한 시각을 알게 됐다.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큰 성공이었다고 믿는다. 한-미 정상들은 생산적인 동반자관계를 지향하는 매우 훌륭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 공동성명에 '추가조치'가 고려될 것이라는 언급이 포함됐는데. ▲추가 조치란 표현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분명한 사실은 양측 모두 외교를 통해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외교활동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다른 여러가지 방안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한 이후로 남한과 일본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바뀌었는지. ▲물론 아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어디에서든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핵 보유국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강력히 지지한다. 북한이 이미 한 두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믿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우리의 맹방 및 우방과 함께 노력해서 그 사태를 바꾸도록 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되지 못하다는 것을, 바라건대, 외교를 통해 북한측에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다. -- 주한미군의 장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미군의 한국 주둔이 계속 필요하다고 믿고 있고, 또 한국 국민도 얼마동안은 한반도의 미군주둔을 계속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우리의 공동목적에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이런 가정에 바탕을 두고 우리는 현대전에서 가용한 새로운 전력을 이용하여 미군 주둔의 정확한 형태, 시설의 위치, 군의 병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한국에 주둔하는 지상군을 절대적으로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 줄여 한국 국민에 대한 미군의 충격을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 --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전략의 하나는 북한 국민에게 미국이 남북한 사이의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세뇌시키고 또 널리 홍보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이같은 선전노력이 남한의 젊은이들 사이에 반미감정을 불붙이는 데 일조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부분의 한국인들 아니 한국의 젊은이들까지도 미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방해한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과거 오랫동안 한반도는 평화적으로그리고 남북한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 한국인들과 견해를 같이 해 왔다. 한국과 미국은 모두 표현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이런 자유는 북한 사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남북한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형제애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또 남북한의 모든 사람들은 통일을 원하고 있다. 그렇게 형제애에 이끌리게 되는 충동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과의 긴밀한관계를 지지하고 미국이 표방하는 가치관을 계속 지지할 때 한국의 이해관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