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표가 2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후 강남의 호화 룸살롱에서 뒤풀이를 한 것과 관련, 각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네티즌의 비난글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22일 'dongj47'이라는 아이디를 쓴 한 네티즌이 "정당의 최고 지도자들과 대통령은 이 난세에 호화판 단합대회를 치를 수 있느냐"고 거세게항의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들인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느냐"며 3당대표의 '룸살롱 2차'를 비난하는 글이 오르는 등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과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도 "폭탄주를 마시니까 그렇지요", "조용하게 드시지 그랬어요"라고 볼멘소리를 해 박 대표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21일 저녁 8시께 청와대 만찬이 끝나자 김 총재의 승용차에 함께타고 서초동 J룸살롱으로 자리를 옮겨 폭탄주를 마시며 노래도 몇곡씩 불렀다. 김 총재가 "낮에는 싸우더라도 밤에는 술도 한잔하고 흉금을 터놓는 옛날의 낭만어린 정치로 돌아가자"고 제안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날 술자리에는 3당 대표외에도 대표 및 총재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유인태(柳寅泰) 청와대 정무수석도 잠시 들렀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재는 '너와 나의 고향'이라는 노래를 부른데 이어 박 대표가 '목포의 눈물'을 부르자 정 대표가 곧바로 마이크를 잡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는 등 양당 대표가 상대측 지지기반 지역의 노래를 주고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밤 11시 10분께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폭탄주가 5-6순배 돌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고 술은 고급 양주인 밸런타인 17년이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22일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에서 "술자리에서는 정치얘기는 나오지 않았고 과거 정치계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면서 "앞으로 대화도 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정치권도 이제 국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모든 국민과 정치인도 결국 한 뿌리"라면서 `만엽동근(萬葉同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이 전했다. 김 총재가 한달에 한번꼴로 찾는다는 이 룸살롱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측근이나 기업가 등과 술자리를 가졌고 문민정부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도 자주 이용, '황태자 클럽'으로 불리기도 했을 정도로 강남에서 술값이 가장 비싼 업소로 통한다. 이 때문에 유인태 수석은 "허름한 카페에 가서 폭탄주나 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술값은 정 대표가 냈다고 한다. 한편 전날 노 대통령과의 만찬회동에서 여야 대표의 대통령 방일 동행 언급이 나온 것과 관련, 박 대표는 "심각한 제안이 아니고 지나가는 말로 한 얘기"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