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국민정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은 파시즘과 일제 잔재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대해 21일 오전까지 유의원의 홈페이지에 비난 위주로 100여건의 글이 오르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ID가 `신문읽다 놀란사람'이라는 네티즌은 "개혁이라는 게 이런 것이냐"며 "지난해 월드컵때 태극기를 들고 나와 필승 코리아를 부른 사람들도 개혁의 대상이냐"고 반문했고 `임'이라는 네티즌은 "시국이 불안정하고 중차대한 현안이 즐비한 현시점에서 그런 문제를 신경쓰느냐"고 반문했다. "권위주의의 틀과 배타적 분위기에 파격을 줌으로써 자유로운 다양성이 사회 전반에 흐르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ID `jump')는 등 유 의원을 변호.지지하는 의견은 소수였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국민의 대표가 그런 생각으로 의원직을 제대로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왜 민감한 이념적인주제에 집착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국민통합을 위해 국기에 대해 경례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지 전체주의 국가처럼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명헌(崔明憲) 의원은 "무정부주의를 하자는 것이냐"고 촌평했고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유 의원의 개혁은 기존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혁명을 말하는 것 같다"며 "자유는 전면적으로 실현하든, 전면적으로 압살하든 둘중 하나라는 것이야말로 파시즘적 사고이자 이분법적 냉전사고"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대학신문기자 간담회에서 내가 실제로 한 발언이나 발언의 진의와 다르지만, 제 사무실에서 내보낸 발언요지 자료에 그런 표현이 있는 만큼저의 진의와 달리 `국기에 대한 경례는 파시즘'이라는 표현이 보도된 것은 제 책임이고 이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을지 모를 분들께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시골마을의 경로잔치와 마을의 부녀회에서까지 굳이 국민의례를하는 것은 국민의례가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이며, 특히 저는 애국심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이는 내면적 가치인데 국기앞에서 충성을 공개서약케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국기에 대한 맹세는 박정희 정권이 남긴 국가주의 체제의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 의원은 한총련의 5.18 시위와 관련,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선처를 바라는 게 아니고 그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들은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과도한 열정과 지적 인간적 미숙함이 어우러져 빚어낸 이번 사태에정부가 엄단으로 맞서는 것은 성숙한 대응이 아니다"며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하되대화를 포기하지 말고 한총련 학생들 스스로 사태를 수습할 며칠간의 시간을 박탈하지는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