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주목받고 있는 북한 조광무역(朝光貿易)공사 한명철 부사장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데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서기실 길재경(吉在京.69) 부부장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한 2명중 1명의 이름이 '한명철'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 망명설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외교 소식통들은 18일 "최근 한명철 부사장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어미국 망명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광무역공사와 거래하는 한 무역업체 사장도 "한 부사장 핸드폰 번호로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혀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길재경 서기실 부부장이 한명철씨와 안모씨 등 2명과 함께 얼마전 제3국에서 미국측에 망명을 요청해와 현재 안전한 곳에 머물러 있다"며 "길재경은 이 두 사람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길 부부장 일행인 한명철씨와 안모씨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조광무역공사는 마카오에 있는 북한 대성무역상사 지사로서, 서방 언론들로부터돈세탁 등 각종 불법 활동의 중심지로 주목받아왔다. 홍콩 외교 소식통들은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회장을 신의주 행정특구 행정장관으로 추천한 중심인물이 한 부사장"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양빈 전 장관이 중국 당국에 구속되고 신의주특구 사업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한 부사장이 난처해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부사장이 지난 3월 북한으로 소환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며 "망명을 했다면 이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무역공사는 박자병 사장(차관급) 등 북한 관리 10여명에 의해 운영되는 회사로 입북 비자를 발급하는 무역대표부 역할도 한다. (홍콩.서울=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이충원 기자 yskwon@yna.co.kr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