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마친뒤 샌프란시스코로 이동, 정상회담 성과를 다지고 경제계 인사 등을 만나면서 마무리 세일즈 외교활동에 주력했다. ◇스칼라피노 교수 환담 0...첫 공식행사는 윌리 브라운 샌프란시스코 시장 접견이었다. 배석한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는 "정상회담이 너무 잘 됐다. 우리 대통령도 즐거워한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고, 이에 노 대통령은 "모두 애써 도와준 덕분"이라고 답례했다. 동석한 스칼라피노 교수는 "북한의 유일한 수단은 위협뿐이며 그래서 어려울 수록 위험수위를 높이다 보니 대북 강경론에 힘을 실어준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라크와 동북아는 다르므로 북핵문제 해결에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데 북한은 일반적인 상식보다는 '벼랑끝 외교'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힘이 든다"고 받았다. 또 "옛날에는 선생님 책만 읽어도 잡혀갈까봐 주저했던 적이 있었다. 그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일을 해주셔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이해를 높이게 됐다"고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미 서부경제인 간담회 0...이어 데이비드 오라일리, 세브론 텍사코 회장, 데니얼 라일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회장,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 회장, 젤리 양 야후 설립자 등 미국 서부소재 주요 첨단기술기업 및 금융경영인 16명과 간담회를 갖고 세제 등 인센티브 제공의지를 밝히며 대한(對韓)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시장은 활력이 있고, IT(정보기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다 고급인력도 많다"며 `매력있는 투자처'로 세일즈하면서 과거와 달리 한국은 외자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특히 "외국인 투자계획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배석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경장관를 통해 세제 등 구체적인 혜택 내용을 설명토록 하고 "여기 참석한 기업들이 한국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일"이라고 재차 투자 확대를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에 합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투자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매기 윌더로터 마이크로소프트 수석부회장이 한국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묻자 "한국은 연구개발(R&D)과 IT분야가 강하다"며 이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짚고 국가정보 데이터베이스 연결사업과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각종 콘텐츠 사업을 예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가스 등 에너지사업 부분 협력에 관심이 많은 텍사코의 세브론회장이 앞서 미 재계와의 간담회에서도 제기된 한국가스공사 구조개편 문제에 대해 거듭 질문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한국정부의 명확한 방침 설정 및 홍보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는 제프 클라크 휴렛팩커드 부회장, 제임스 재렛 인텔 부회장, 대니즈 라이 오라클 수석부회장 등 세계 굴지의 최고경영진이 다수 참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