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워싱턴에서 발표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등 결과에 대해 외교.안보.통일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불가피했다'는 반응이다. 노-부시 정상회담 결과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일부는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결과적으로 북한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3자 회담 분위기 (유지와) 조성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 결과는 의미가 있다. 미일 정상회담 결과도 지켜 봐야겠지만 일단 3자 회담을 지속할 수 있는 첫 단추는 마련했다고 본다. 최근 한미간 여러 문제가 불거졌는데 신뢰관계를 회복한 것은 가장 큰 수확이다. 경제나 북핵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미칠 것으로 본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앞으로 사태를 악화시키면 제재 단계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둔 것도 의미가 있다. ▲김창수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핵 사태와 관련, 우리측이 명확한 입장을 표현한 대신 주한미군 2사단 이전 유보라는 미국측 양보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았다고 본다. 미국의 2사단 이전 계획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사실상 부인하는 것이어서 우리가 당황했었다. LPP 계획이 다시 추진될 수 있게 된 셈이고 외국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나 정치적 상징성도 적지 않다. 용산 기지 이전 계획은 이전부터 있었다. 그렇더라도 연합사 본부 등은 그대로 남게 될 것이다. 한국이 안보문제에서만큼은 확고한 한미동맹을 지지한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에도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 앞으로 한미공조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강 이북 미군기지(2사단) 재배치는 한미관계에서 지렛대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양보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강경책, 즉 대북제재 등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한미간 의견이 비교적 잘 조정됐다고 할 수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핵 문제 해결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입장에 약간 타협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대화를통한 평화적 해결만을 주장해 왔는 데 한미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위협 증대시 추가 조치의 검토'를 언급한 점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미국의 요구사항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종전 대화와 평화적 해결만을 주장했으나 평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또 북핵 해결과 남북교류의 병행추진 전략이 연계전략으로 바꿨다. 이같은 회담 결과는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박문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목적이 한미간 신뢰회복이란 점에서 이번 회담 결과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방미 이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이 실제로 어떻게 공조체제를 이뤄 나가는에 따라 해외투자가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다. 또 한미통상 현안도 양국 정상이 인식을 공유했다고 하더라도 실무진 협상에서는 정치적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반드시 성사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실무진 협상을 잘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이충원기자 chsy@yna.co.kr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