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2일 오전) 뉴욕 세일즈 외교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한미정상회담 등 워싱턴에서의 `북핵 외교'를 위한 채비를 했다. ◇금융계 인사 오찬간담회 0...김진표 부총리겸 재경장관, 한승주 주미대사, 청와대 권오규 정책수석, 조윤제 경제보좌관, 반기문 외교보좌관 외에도 손길승 전경련회장과 박용오 두산 회장, 현재현 동양시멘트 회장, 신동혁 은행연합회장, 오호수 증권업협회장, 윤병철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 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지원했다. 특히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 미국내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대한투자 유치 확대 활동 등을 도왔다. 미국측에선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회장, 데이비드 록펠러 록펠러재단 전 이사장, 루이스 거스너 칼라일그룹 회장, 리처드 펄드 리먼브러더스 회장, 스티븐 포크 CSFB회장, 레오 오닐 S&P 사장, 존 루더퍼드 무디스 사장, 로버트 스콧 모건스탠리 사장, 데이비드 쿨터 JP모건 부회장 등 주요 금융계및 신용평가회사 인사들이 참석했다. 오찬에 앞서 칵테일 대화 자리에선 김진표 부총리가 "한국증시가 어제 아침 5%포인트 올랐다"고 말하자 포크 회장은 "(노 대통령의 방미로) 랠리(Rally:상승장세)가 일어났다. 아주 흥미롭다. 매우 좋은 징조다"라고 받았다. 포크 회장이 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정열적인 것 같다. 젊은 청년 같기도 하다"고 김진표 부총리에게 평하자 김 부총리는 "매우 활력이 넘치는 분"이라고 노 대통령을 `세일즈'했다. 이어 한승주 대사의 안내로 입장한 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밥을 바로 먹는 게 좋겠다"며 오찬장으로 참석자들을 이끌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선 채로 담소하는 기회를 성급하게 막아 미안하다. 내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서서 담소하는 게 익숙지 않다"면서 "통역을 통해 많은 말을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양해를 구하고 "저는 편한 사람이니 많은 질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난.키신저 면담 안팎 0...노 대통령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기 위해 유엔본부 38층으로 이동했으나 예정 시각보다 미리 도착한 탓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도 30초가량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게 되자 혼잣말처럼 "차가 빨리 왔나요"라고 수행원들에게 물었다. 노 대통령은 아난 총장과 만난 뒤 선준영 유엔대사의 안내로 안보리 회의실과 총회 회의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어 자신의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을 만나 예정보다 20분간 길게 모두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키신저 전 장관을 적극 예우하면서 북핵 문제 해법과 한미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 0...뉴욕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만찬에는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 장, 토머스 폴리 전 미 하원의장,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회장, 아서 라이언 프루덴 셜 회장, 피터 피터슨 미국외교협회장 등 각계 인사 7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경제사절단 30여명과 금융계 인사,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 주한미상공 회의소 윌리엄 오벌린 회장과 타미 오버비 수석부회장 등도 참석, 한미우호증진 협 력의 뜻을 다졌다. 노 대통령은 특유의 임기응변으로 원고외 발언을 추가하면서 활기찬 모습을 선 보였고 연설 도중 여러차례 큰 박수가 터져나오는 등 우호적 분위기가 돗보였다. 루빈 시티그룹 회장과 함께 만찬을 공동주최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환영사 에서 한미혈맹을 강조하며 노 대통령을 `21세기 한국의 비전이자 희망'이라고 소개 하자 노 대통령은 "한국에서 같이 온 경제인 31명에게 감사드리며, 특히 저를 각별 히 소개해 주신 이건희 회장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원고에 없는 연설에서 "5년전 김대중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맞아 미 국에 다녀간 뒤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경제가 회복됐다"며 "저도 이번에 북핵 위기도 맞고 그에 따른 경제위기도 있는데 이번 방미후 이 위기들이 극복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미국측의 협력을 기대했다. 이어 "제가 여러차례 같은 약속을 반복해도 아직 저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다시 이 자리에서 아주 간단하게 표현해 보겠다"며 "만약 53년전 미국이 우리 한국 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정치범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정부는, 아니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 어 받아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햇볕정책의 `계승'을 역설하기도 했 다. 노 대통령은 "아직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때가 기회" 라며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오늘의 한국을 일궈낸 한국인들이 이 약속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미 기적으로 증명하지 않았는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우리는 신념을 갖고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며 반드시 평화와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말하고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오늘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며 앞 으로의 성공을 위해서도 미국의 도움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노사관계에 대해 "대화와 타협은 법과 원칙이 지켜질 때 보 장된다"고 전제, "대화와 타협 못지 않게 법과 원칙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 하나하나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포괄적인 시스템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안에 이같은 노사관계 문화를 종합적으로,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획 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의 헤드테이블 참석비는 1인당 3만달러, 1인당 식 대는 700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 행사에 쏠린 관심을 반영했다. ◇외국언론 회견.면담 0...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경제개혁 의지 등 을 밝히면서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 제고에 주력했다. 이어 뉴욕타임스의 슐츠 버거 회장과 로저 코언 외신부장, 데이비드 생어 백악 관 출입기자 등 3명과 숙소에서 회견을 가졌다. 당초 뉴욕타임스측은 노 대통령의 본사 방문을 희망했으나 의전상 맞지 않기 때 문에 노 대통령 숙소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뉴욕=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기자 cbr@yna.co.kr k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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