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이틀째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오전(현지시간, 한국시간 12일 밤) 뉴욕 월가 방문과 주요 국제금융계 인사 면담, 9.11테러 참사현장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경제 `세일즈'에 총력을쏟았다. ◇수행원과 조찬, 이틀째 일정 시작 0...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수행원들과일식으로 조찬을 함께 하며 세일즈 외교 일정을 협의하고 현지및 화물연대 집단행동사태 등 국내 현안에 대해 보고받는 것으로 이틀째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집단행동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시하면서 국내의 상황대처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전날밤 시차 극복을 위해 숙면을 취하려고 애썼으나 적잖게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전 5시 기상 후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푼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월가 방문, 세일즈외교 본격화 0...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 리처드 그라소 증권거래소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미국측에서 그라소 회장 외에 모리스 그린버그 AIG회장, 브라이언트씨맨 증권거래소 부회장, 알랭 모번 증권거래소 부회장, 제임스 사피로 증권거래소부사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측에선 김진표 부총리겸 재경장관, 윤영관 외교장관, 한승주 주미대사, 청와대 이해성 홍보수석, 조윤제 경제보좌관 및 조원일 뉴욕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특히 경제사절단 중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장, 정몽구현대차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오호수 증권업협회장 등 5명이 동행, 측면지원했으며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도 함께 했다.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동북아 경제중심 추진 등 한국정부의 경제정책과 회계제도 선진화 등 시장개혁 노력및 개혁과제 추진일정을 설명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증대에 뉴욕 월가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또 그라소 회장과 면담에서 한국기업들이 증권거래소에 더 많이 상장될 수 있도록 협조와 관심을 요청했고, 그라소 회장은 `특별한 도움'을 약속했다고 이해성 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금융시장이 SK사태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이 사태를 계기로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국기업이 저평가된 측면이 많다면서 적절한 수준의 `재평가'를 우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뉴욕 증시가 기침하면 한국증시는 감기가 들 정도라는 말이 있다"며 "이렇게 큰 시장을 와서 보게 돼 감회가 새롭고,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심장부로서 세계 경제의 활기찬 박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힘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오전 9시30분 그라소 회장의 안내를 받아 증권거래소 개장을알리는 `오프닝 벨'을 타종하고 객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라소 회장과 함께 객장 직원들과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인사하는 등 활기찬 모습을 선보였고, 직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9.11 테러참사' 현장방문, 헌화 테러근절 국제사회 공동협력 강조 0...노 대통령은 이어 오전 10시50분께 권 여사와 함께 맨해튼 남서부 9.11 테러참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를 방문, 테러리즘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을 강조했다. 방문행사에는 미국측에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개리 에커먼 하원 의원,머조리 티번 뉴욕시 의전국장이, 한국측에선 증권거래소 수행단과 김평겸 9.11 한인유족회장 내외가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임시기념관내 `유가족 방'을 참관하고 간이 헌화대로 자리를 옮겨헌화하고 묵념했다. 노 대통령은 블룸버그 시장이 "유가족 방에 대통령같은 귀빈이 방문해 위문한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하자 "한국인의 애도하는 마음을 함께 갖고 왔다"면서 "이미 현장이 많이 정리된 것을 보니 뉴욕시민들이 용기를 갖고 극복한 것 같다"고말했다. 특히 "앞으로 증오와 폭력을 추방하는 노력을 경주해 테러리즘이 없고 자유가승리하는 세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노 대통령은 강조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또 성공하는 점에서공통점이 많다"고 말하고 "한국인들은 내부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당한 경험이 있고 뉴욕시민들은 민주적으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희생당했다"면서 "앞으로도 서로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나가자"고 말했다. 김평겸 회장은 9.11 테러참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있던 뮤추얼펀드 회사에서근무한 차남 재훈(당시 26세. 미국명 앤드루 김)씨를 잃었으며 현재 아들 이름으로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