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북핵은 용납할 수 없고 제거해야 한다는 데 한미양국의 목표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며 "다만 어떻게 제거하느냐의 상황인식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말했다. 취임 이후 첫 방미길에 오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첫 행선지인 뉴욕으로 가는 특별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 북핵문제 해결 원칙에 대한의구심을 불식시키는 게 아주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이 북한 핵에 대해 `불용'이라는 표현대신 "제거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양국간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므로 양국간 차이가 나와 갑자기 당혹스런 상황이 되거나 대화가 잘 진행안되고 삐걱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핵과 한미동맹관계, 주한미군 등 주요현안에 대해 한미 양국은 인식의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며 "다만 상황인식이나 전술적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있을 뿐이어서 큰 틀에서 일치하고 공감대를 높이면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취임 이후 국내언론을 통해 한미동맹관계 중요성과 원칙을반복 강조했음에도 미국 조야에선 나와 한국민의 대미관계 인식과, 북핵문제 해결원칙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도 남아 있다"며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그는 "이번 방미에서 확고한 한미동맹관계와 한미관계를 재확인하는 게 제일 좋은 성과가 될 것"이라며 "이 문제가 잘 해결되면 주한미군과 전시작전통제권,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문제도 잘 풀릴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핵이라는 가장 민감하고 미묘한 문제가 걸려있어 이번 정상회담은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기엔 좋지 않은 환경"이라며 "협상국면에 있는 북핵문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많은 부분을 합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말했다. 노 대통령은 "따라서 그간 언론을 통해 확인해온 원칙들을 양국 정상이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서로 많이 대화하면 일체감을 더욱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 초청문제와 관련, "미 대통령을 초청하려면 적절한 시점에 방한이 이뤄지고 진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 결과를 보면서 융통성있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