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북한 핵문제 등으로 올들어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미국의 한국내 투자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제조업보다는 통신 금융 등 서비스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미국 등 선진국의 FDI가 늘어야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고 행정.재정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외국인투자 절반이 미국기업 지난 2001년 한국에 유입된 FDI(신고기준)는 총 1백12억9천2백만달러.이 가운데 미국은 34.4%인 38억8천9백만달러를 투자했다. EU가 30억6천2백만달러(27.1%),일본이 7억7천2백만달러(6.8%)를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단연 두드러진다. 작년에는 45억달러를 한국에 투자,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의 49.4%를 기록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경제중심지가 될만한 가능성이 있고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들이 많아 미국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만 제거된다면 미국 자본의 한국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 분야 투자비중 확대 산업별로 보면 미국은 지난 98년부터 전기 가스 금융 통신 등 산업지원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 98년부터 올 3월까지 서비스업에 대한 전체 외국인 투자액 3백55억9천4백만달러 가운데 미국은 36.2%에 달하는 1백28억9천7백만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전자 등 제조업 투자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90년∼97년중 30.2%였던 국내 제조업에 대한 미국 투자비중은 98년이후 20.9%로 1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98년부터 국내 서비스시장이 개방된 데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한 투자 활성화될까 현재 미국업체들은 몇 건의 굵직한 투자계획을 세워 놓고 한국측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우선 미국의 종합 레저업체인 스타크 컴퍼니즈 인터내셔널(SCI)이 제주도 서귀포시에 총 투자규모 20억달러가 넘는 종합관광리조트 단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향후 외국인 직접 투자 활성화가 인텔의 아시아 생산공장 유치에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총 투자규모가 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 공장을 유치하면 외국기업들에게 한국은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줘 다시 침체된 FDI에 불씨를 지피는 효과도 기대된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