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취임이후 첫 TV토론 출연을 위해 오후 9시14분께 MBC정문에 도착해 이긍희 사장, 김용철 전무,구본홍 보도본부장 등 MBC 간부진의 안내를 받아 귀빈 휴게실로 들어섰다. 청와대에선 문희상 비서실장, 이정우 정책실장, 권오규 정책수석, 이해성 홍보수석, 반기문 외교보좌관, 김희상 국방보좌관, 조윤제 경제보좌관, 김세옥 경호실장,송경희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0...휴게실에서 노 대통령은 "작은 일이지만 이런 데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라며 "항상 (토론을) 마치고 나면 참모들이 실점요인들을 적어오는데 왜 득점은 안 적어 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링에 오르는 사람은 두개 잃고 세개를 얻으면 남는것"이라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어 "방미전이냐 후냐의 문제는 방송사가 잘 안다"고 말해 토론시점에 대해 참모진 사이에 논란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손실없이 이득만 보려는 것은 잘못"이라며"게임인데 어떻게 딴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잃는 것만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비판적 입장이 없으면 토론은 식어버린다.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면 보는 사람들이 신경질낸다"며 활발한 토론을 기대했다. 0...노 대통령은 토론시작 15분전쯤에 휴게실을 나서 복도에서 방청객 등에게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이기명 전 후원회장을 보고는 반갑게 악수했다. 노 대통령은 스튜디오에 들어가 착석하면서 방청객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너무 어려운 것 묻지 마세요"라고 여유를 보였다. 토론자인 서명숙 시사저널 편집장이 "용비어천가를 하지말라고 해놓고 어려운질문을 하지 말라고 하면 다른 것 아니냐"고 농담하자 노 대통령은 "그냥 인사로 한것"이라며 토론자들을 향해 "용비어천가 불러줄 분이 한 분도 없다"고 받았다. 이에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제가 용비어천가 준비를 많이 했는데 하지 않기로 했다"고 역시 농담으로 받았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유행어가 된 `막 하자는 것이냐'라는 노 대통령의 말을화제에 올리자 "견해가 다른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사리를 따지지 않고 논쟁이라고 억지로 밀어붙일 때 막가자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0...토론에서 정재욱 한총련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한총련 합법화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나 한 교사가 선생님 자격을 가정해 학생들에게 이라크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를 질문하는 등의 장면에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참모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을 마친 뒤 MBC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출연료 달라고 하던데 1급이상 공무원은 출연료가 없다"고 청와대 관계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김범현기자 khg@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