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법을 놓고 남북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제10차 장관급회담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귀국보고에 이은 입장발표 이전에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켈리 차관보는 23~25일(이하 한국시간) 개최된 베이징(北京) 3자회담에서 북한의 리근 외무성 부국장으로부터 핵무기 보유발언을 전해 들었고 회담후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해 결과를 설명했다. 켈리 차관보는 27일 미국으로 돌아가 백악관과 국무부 등에 3자회담 결과를 보고하고 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도 미국의 발표에 따라 북핵문제와 관련된 우리측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26일 평양으로 출발하기 앞서 정부 관계자에게 회담 도중이라도 켈리 차관보의 발표가 있을 경우 지체없이 평양 회담장에 전달해줄 것을 신신 당부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번 장관급회담 일정 3일 중 2일을 할애해 북한의 핵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못박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유관국들과 대화하고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남북이 그동안 열렸던 장관급회담에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과 인도지원 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는 파격적인 회담전략이다. 이는 정부가 한-미-일 등 국제공조 틀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며 3자회담의 연장 차원에서 이번 평양 장관급회담에서도 북핵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정부 관계자들은 다양한 외교채널을 가동해 켈리 차관보의 3자회담 결과 발표가 언제 있을지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켈리 차관보가 지난 주말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장관급회담 마지막 날인 29일 출근해 보고한 뒤 논의가 이뤄진다 할지라도 이날중 결과 발표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 3~5일 방북했던 켈리 차관보가 똑같은 절차를 거쳐 10여일만에 회담 내용을 공개했던 전례로 미뤄 이번에는 최소한 1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베이징 3자회담에서의 북측 발언에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고 사전에 통신을 이용해 보고했을 경우 의외로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다"며 "미국측에 계속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