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중국간 베이징(北京) 3자 회담에서 제기된 것으로 보도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은 한국전쟁 당시 동맹국이자 식량과 석유의최대 제공자인 중국을 소원케 함으로써 북한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은 곧 협상을 통한 북핵 위기 타개가 당분간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은 외부로부터 강도높은 정치.경제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안보문제 전문가인 티모시 새비지는 "그들은 국제사회에 합류해 개발에필요한 원조를 받든, 아니면 핵무기로 무장한 채 군국주의 국가가 되든 선택권을 쥐고 있었다"면서 "불행히도 그들은 후자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은 향후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 시설을 해체할 의향이 전혀 없을 경우 미 정부는 결국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경제 제재에 나서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중국은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원하면서도 북한이 붕괴될 경우 대규모 난민 유입과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 확대를 우려, 대북 경제제재에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북한의 이번 핵 보유 주장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보이지않고 있다. 이와 관련, 새비지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실망감을 갖게 된다면 중국도 대북압박정책에 가담하게 될 것이며, 이는 북한에 강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압박정책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이 정책은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새비지는 덧붙였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리근 외무성 부국장이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미국의 의중에 따라 핵무기 시험을 실시하고 이를 수출하거나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 부국장의 이같은 발언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일 수도있으나 미 당국자들은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또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은 미국이 핵무장 국가에 대해서는 침공하기를 주저할것이라는 북한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센터 소장은 북한이 오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호전성을 우려,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에 합류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은 함정에 걸려 미 행정부가 기대한 대로 행동을 했다"면서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은 북한이 핵 카드를 버릴 의향이 전혀 없으며 정권 교체가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 미 행정부내 강경파들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