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임스 솔리건 주한미군사령부 부참모장(공군소장)의 주한미군 재배치 발언은 미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2사단의 한강이남이전 계획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솔리건 소장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미군의 장기 계획은 전국에 퍼져있는 미군 기지를 오산.평택권과 부산.대구권 등 2개 중심기지로 묶는 것"이라며 경기 북부의 병력을 후방으로 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2사단 이전 여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대부분을 오산.평택권에 배치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미군 자체 계획에 따라 2사단 이전을 강행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솔리건 소장의 이날 발언은 5월초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군 재배치 등 한미동맹재조정 2차회의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때문에 이날 발언은 2차회담을 앞두고 협의 방향과 관련, 미리 못을 박아두려는 의도성 짙은 제스처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날 용산기지에서 열린 6.25 전쟁 참전군인 초청 행사를 계기로 간담회를 갖게 됐다고는 하지만, 공식회담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간담회를 자청, 철저한 사전 계획을 중시하는 미군으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솔리건 소장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해 "병력 수는 전력의 정확한 척도가 될 수 없고 중요한 것은 병력 수가 아니라 시스템"이라고 말해 병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변화도 전투력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면서 주한미군은 이라크전쟁에서 사용됐던 것과 같은 최첨단 정밀 타격무기와 성능이 향상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새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미 국방부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내에서 일고 있는 미2사단 후방 이전에 따라 예상되는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상당히 의식한 말로 해석된다. 동맹 재조정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미군 재배치는 전쟁 억지력과 전투력이 강화되는 쪽으로 이뤄진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솔리건 소장은 기자 간담회에 앞서 열린 6.25 참전군인 초청 행사에서도 "한미양국은 지휘.통신.정보체계, 정밀 공격, 해.공군력, 증원 군사력, 미사일 방어 분야의 능력을 증강시켜 보다 뛰어난 동맹을 만들 것을 구상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