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22일 청와대 만찬회동은 취임후 처음인 데다 대북송금사건 특검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19일 노 대통령이 내달 미국방문 등을 앞두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이라크전 파병 및 전후 대책, 경제불안 등 국정현안에 대해 김 전대통령의 조언을 듣는 데 주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임중 부시 대통령과 두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김 전대통령의 `부시 체험'은 오는 5월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돼있는 노 대통령에게 적절한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고방식 등에 대한 깊은 얘기를 듣는 것도 베이징(北京) 3자회담 대응전략 등 북핵문제 대처과정에 유용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진단과 대처 방향을 설명하고 김 전대통령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자세다. 그러나 대북송금사건 특검 활동이 진행중이고, 호남소외론이 이슈화된 상황에서회동이 이뤄짐에 따라 여야 정치권의 관심은 이 회동에서 특검과 `호남민심'에 대한대화 내용에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특검법을 공포할 수 밖에 없었던 입장을 설명하고 김 전대통령의 이해를 구하면서 특검이 남북관계 등 국익을 고려하는 선에서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들어 새정부의 인사 등과 관련, 4.24 재보선을 앞두고 호남출신 유권자의 표심 향배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회동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