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별장으로 권위주의의 상징처럼 남아있던 청남대가 18일 20년만에 충북도로 소유권이 넘겨져 민간에 완전 개방됐다. 청남대는 지난 83년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이런 데 별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조성됐으나 노 대통령의 민간개방 약속에 따라 지난달 충북도에 먼저 관리권이 넘겨진 데 이어 이날 소유권까지 이전된 것이다. 18일 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 노 대통령은 청남대 반환을 선언하면서 "어제 처음 와 봤는데 참 좋다"고 운을 뗀 뒤 "선뜻 내놓는다고 했는데 진작 와서 봤더라면 못내놓을 뻔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청남대는 애초 원성 속에서 출발한 만큼 돌려드리는 게 도리에 맞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께서 (대통령이) 와도 된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이어 "대청호의 상수원 보호 문제로 주민들이 생활에 제약을 받는 게 아쉽지만, 앞으로 하류지역 사람들이 물값을 내서 상수원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를 4대강으로 확대 실시하는 등 손해와 득보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조절될 수 있는 합리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상수원 보호규제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달랬다. 앞서 이원종 지사는 인사말에서 "앞으로도 대통령께서 일하다 힘들 때 이곳을 찾아 구상하시고 했으면 하는 게 150만 도민들의 바람"이라며 대통령 별장으로 계속 활용되기를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소유권 이양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청남대 본관 열쇠모형을 이 지사에게 전달했고, 지역 주민들은 노 대통령에게 전체 주민 숫자를 나타내는 5천800개의 돌탑을 쌓아 사의를 표시하고 `청원 생명쌀'을 선물로 증정했다. 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또 시루떡을 절단하고 떡을 나눠먹는 `한마당 잔치'와 12년생 장미과 마아목(馬牙木) 기념식수 행사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지역사회의 관심을 반영해 지역 방송사들이 생중계했으며, 한나라당 심규철 윤경식 의원, 민주당 홍재형 박병석 의원 등 이 지역출신 의원들도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행사중 장애인의 날을 맞아 대전 서남초등학교 1학년 장애아 김정윤양에게서 장애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해달하는 내용의 편지도 전달받았다. 전날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청남대에서 1박한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토끼와 오리떼에 모이를 주고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권 여사에게 패랭이꽃을 꺾어 반지를 만들어 끼워주는 등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출가한 딸 정연씨 부부도 이날 오전 합류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청원=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