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호남소외론"이 나온 이후 민심이 요동치고 있고,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지역에서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며 "여야 모두 텃밭에서 20~30%정도의 의석을 잃을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요하는 호남민심=민주당과 청와대에서 호남소외론을 둘러싼 갈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측은 "일부 호남의원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일부 인사를 겨냥했으나 박양수 김경천 의원 등 동교동계와 일부 의원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중진의원도 "당내 호남출신 신주류의원 조차도 주요 인사나 국정운영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일부 신주류 의원들이 은밀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이나 사석에서 새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의원은 "민주당은 16대 총선에서 4곳을 제외한 호남 전지역을 석권했으나 소외론이 확산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는 30% 정도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내일신문 여론조사 결과 61%가 '호남소외론'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들리는 PK·TK=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PK(부산 경남)'지역의 민심동향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6.3%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당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23%를 기록,몇개월전보다 8.3%나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65.9%가 '그렇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일부 의원들은 "부산출신인 노 대통령이 결국 부산을 배려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바닥정서에서 퍼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나가면 5∼6석은 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K(대구 경북)는 아직까지 큰 동요는 없지만 지역 의원들도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이 지역 의원 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3%에 해당하는 17명이 "한나라당 일색의 지역정서가 변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피력했다. 주진우 백승홍 권오을 이병석 이인기 의원 등은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이재창·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