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다자대화 수용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향후 어떤 형식의 다자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은 앞서 "만일 미국이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 조선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우리는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북한이 어떤 대화 방식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았으나 그동안 일관되게 요구해온 '북미 직접대화'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한성렬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도 최근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 대사를 만나 미국이 당시 제안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하는 회담방식을 즉석에서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는 지난해 10월 북핵위기 발생이후 처음 이뤄진 미국과 공식접촉에서 나온 것이어서 북한이 다자틀속의 양자대화 방식을 받아 들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윤영관 외교부장관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해 북핵사태의 현상동결과 북한의 다자대화 참여유도를 위한 조건부 에너지 지원을 포함한 단계별 '로드맵(이정표)'을 제시한 시점과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미.일은 남.북한과 미.일.중.러 등이 참여하는 '2+4 회담'을 선호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당초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P5)과 남북한,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5개국이 참여하는 이른바 `5+5 회담'을 검토했으나 북한이 상당한 거부감을 보여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 남북한과 미.중이 참석하는 4자회담 방식의 부활도 거론되고 있으나, 다른 주변국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다자회담은 합의가 이뤄지고 상대편에서 어길 경우 보다 효과적인 제재 방식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6자회담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