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푸대접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권 수뇌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상당수 호남출신 의원들이 "현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고 소외론에 가세하면서 쟁점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이 11일 지역 여론수렴을 위해 광주 지역언론 편집·보도국장들에게 오찬회동을 제의했다가 거부당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논란 확산=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천정배 의원은 "사실을 왜곡·과장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겨 '낡은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일부 기득권세력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강철 전 노무현 대통령 조직특보도 "광주고와 광주일고,동교동계 등 일부 기득권이 반발하는 것일 뿐"이라며 "호남의 밑바닥 정서는 괜찮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호남출신 의원들은 '소외론'에 동조하고 있다. 장성원 의원(전북 김제)은 "지난해 대선 때 노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호남출신 공무원들이 배제되고 있다"며 "기득권의 반발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철기 의원(전남 광양)도 "호남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대거 탈락해 지역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죽쒀서 ?준 것 아니냐'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운태(광주남) 김태홍 의원(광주북을)도 광양만개발과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수립 과정에서 소외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대철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정부의 편중인사가 더러 있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공정한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찬회동 불발=조 처장은 이날 광주에서 지역 언론 사장단과 조찬을 가진데 이어 편집·보도국장 11명과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편집·보도국장들이 "민심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며 오찬에 참석하기를 거부했다. 이들이 조 처장과의 오찬을 '보이콧'한 것은 청와대와 정부가 '호남푸대접론'을 이 지역 일부 기득권층의 반발로 몰아가는데 따른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중앙언론사 방문에 이어 지방언론사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었을뿐 민심파악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재창·정종호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