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열리는 한나라당 지도부 회의에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하루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신영국(申榮國) 의원이다. 국회 건교위원장인 신 의원은 현재 아무런 당직도 맡고 있지 않아 최고위원회의나 주요당직자회의 참석대상이 당연히 아니다. 그래도 그는 매일 아침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회의 장소가 당사든, 국회든 어김없다. 때문에 처음 회의에 참석하는 기자들이나 당직자들은 "어, 신영국 의원이 여기 왜 왔지. 무슨 보고내용이 있나"라고 의문을 갖는 것이 극히 자연스런 일. 물론 신 의원을 위해 준비된 자리는 없다. 그래서 늘 회의장 구석의 빈자리에 앉는다.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감독관'. 박희태(朴熺太) 대표대행은 4일 국회 대표실 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 신 의원을 발견하고는 "감독관이 들어가셔야 회의를 시작하죠"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신 의원은 매일 회의에 참석하는 이유를 묻자 "언젠가 나도 대표에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라며 자못 진지하게 답한다. 특히 그는 가끔 회의를 지켜보다가 난데없이 "의사진행 발언이 있다"고 발언권을 요청하고 나서 회의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주책'이라며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회의에서 첨예하게 입장이 맞설 때 흥정하듯 결론을 내리기보다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토론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