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에서 정책 사령탑을 맡았던 전직 장.차관들이 현직에서 물러난 뒤 한달여가 지나면서 이들의 거취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교수 출신 장.차관들은 대부분 대학 강단에 즉각 복귀했거나 가을학기 복직을 준비중이고 전문관료 출신들은 대학에 출강하거나 기업체 고문으로 취업하는 등 '변신'에 바쁜 모습이다. ◆ 대학 출강중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30여년간의 경제관료 경험을 살려 제주대에서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특강을 맡기로 했다. 장승우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달부터 3개월동안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외환위기를 극복한 과정 등 한국의 경제정책을 강의하기 위해 지난달 출국했다. 김동태 전 농림부 장관은 건국대 충주분교 농축대학원 석좌교수를 맡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농업경제'를 강의하고 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최고경영자(CEO) 과정 초빙 교수로 임명돼 이번 학기부터 '환경.에너지 산업정책' 강의를 맡고 있으며 KTF와 LG생활건강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원래 있던 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로 복귀했다. 김신복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돌아갔다. ◆ 자문역으로 활동중 =이남기 전 공정위원장은 이달부터 법무법인 화우의 고문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공정거래정책'도 강의중이다. 김호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회계사 개업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내규 전 산자부 차관은 지인(知人)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개인 사무실을 내고 향후 거취를 모색중이다. ◆ 아직은 휴식중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는 모 대학에서 총장 초빙을 받았으나 "당분간은 휴식을 취한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서울 역삼동에 개인 사무실을 얻어 대북(對北) 송금 특검 준비와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검이 끝나면 법무법인으로 가거나 대학 강단에 설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인을 만나거나 운동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KTB 사외이사로 거명됐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지창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장 물망에 올라 있다. 김태현 전 정통부 차관은 하나로통신 사장직을 제의받은 상태다. ◆ 정계 진출 저울질 =신국환 전 산자부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센터 고문으로 산업계 자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때 자민련 문경.예천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 고배를 들었지만 여전히 정치에 미련이 많아 내년 총선을 전후해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병직 전 건교부 차관은 주택공사 사장 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설도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