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실시되는 4.24 재보선은 제16대 대선과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서울 양천을과 경기 덕양갑, 의정부 등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3곳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 의원직을 보유했던 곳이어서 더욱 그렇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노 대통령의 개혁작업을 뒷받침하고 집권당으로서 의 위상을 확보할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대선패배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재보선 3개 지역의 후보 구도와 표심, 선거쟁점 등을 짚어본다. ◇덕양갑= 경기 고양시 덕양갑 지역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 재편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과 개혁국민정당의 연합공천 후보로 노무현(盧武鉉) 정부 탄생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했던 시사평론가 유시민(柳時敏.44)씨가 사실상 확정단계에 있는 가운데 유 후보 당선시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념중심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국헌(李國憲.67) 전 의원을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하고 지난달 23일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이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유 후보와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 숭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이 후보의 대결은 `TK출신 민주.개혁당 연합후보'와 `호남출신 한나라당 후보'의 구도라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경력면에서도 유 후보가 80년 5.17 계엄포고령 및 집시법 위반, 84년 서울대 학원프락치사건으로 두차례 투옥된 경력이 있는 등 운동권 출신인데 비해, 이 후보는 대구지검 부장검사와 대검 특수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의 전직 의원이라는 점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유 후보는 지난해 대선에서 개혁당 창당작업을 주도했고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반면 이 후보는 안정된 당 조직과 지역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바닥표를 다져온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유 후보의 경우 경기 의정부와 서울 양천을 등 다른 지역의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과 개혁당의 조율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 공조직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고양 덕양갑 지구당이 지난달 23일 자체 경선대회를 열어 1천577명의 당원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832표를 얻은 안형호(安炯浩.46) 고양시 축구협회장을 후보로 선출했고, 유 후보에 대한 연합공천을 강행할 경우 집단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연합공천 무산시 안 후보와 이 후보가 오차범위내에서 1,2위를 다투고 유 후보는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추승호 맹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