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를 재차 요청함에 따라 처리시기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노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뒤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동의안 처리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가급적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주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연설을 듣고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져 있다고 판단되고 민주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건만 있다면 오늘이라도 처리할 수 있다"면서 "애당초 찬성 당론이 정해졌으나 투표방식은 자유투표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을 통해 "개인적으로 보면 대통령도 명분과 현실사이에서 고심을 많이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국가지도자라면 명분이어떻고, 현실이 어떻고 하는 것도 좋지만 뜻이 명확해야 하는데 그렇지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아직은 오늘 처리하지 말고 내일 처리하자는 쪽이 많다"고 당 분위기를 소개했다. 하지만 파병동의안에 유보적 입장을 지켜온 서울의 한 재선의원은 "국정연설을 보면 한미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담겨있는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파병결정에 동의해줘도 어렴움이 없을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의 개혁파 의원 등 반전파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제한없는 찬반토론을 요구할 경우 `의사진행 방해'로 규정, 2일 동의안을 처리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국정연설후 열릴 예정인 여야 총무회담에서 찬반토론자 수의 제한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 총무는 "국정연설후 의총을 갖고 처리방법을 결정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무제한 토론을 요구하는 것은 의사진행 방해가 분명한 만큼 총무회담에서 적정하게 제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