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31
수정2006.04.03 12:32
북한 인권실태에 관한 공청회가 탈북 귀순자강철환(35), 이민복씨(45)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인권단체인 `크리스챤 솔리대리티 월드와이드(CSW)' 주관으로 27일오후(현지시간) 제네바 소재 유럽유엔본부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의 사회를 맡은 콕스 CSW 회장 겸 영국 상원 부의장은 모두 발언을통해 "나치와 구소련 정권의 강제수용소를 합친 것 보다 심각한 세계 최악의 인권재난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콕스 부의장은 유럽연합(EU)의 주도로 추진중인 대북 인권규탄 결의안 채택에각국의 지지를 호소하면서 유엔의 결의를 통해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단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인권사찰 및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할 것을 촉구했다.
강철환씨는 9살때인 지난 77년부터 10년간 가족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에서 10년간 복역한 경험과 수용소 실태를 소개한 뒤 "나치수용소와 같은 것이 북한에 존재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허용하고 있는 것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강씨는 지난 92년 귀순했다.
북한과학원 연구원을 지낸 이민복씨는 탈북자들의 처지는 "21세기의 노예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이 같혀 있는 정치범 수용소는 "현대판 아우슈비츠"라고 혹독한 고문실태와 비인간적인 처우를 폭로했다.이씨는 재탈북에 성공, 중국에서 4년간 숨어 지내다 95년 귀순했다.
이어 `국경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북한에서 4년간 대북 인도지원 활동에 참여했던 소피 들로네 한국지부 대표는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등은 탈북자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공유해야 하며 북한 난민을 보호하기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인권탄압의 공범이 된다며 중국당국과 건설적인 대화에 적극 임할 것을 촉구했다.
들로네 대표는 "탈북자 문제는 관련국들의 확고한 정치적 의지가 표명될 경우에만 해결될 수 있으며 탈북자들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인도적 지원은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최측은 강씨 등의 진술에 앞서 탈북자들의 증언을 녹화한 비디오를 방영했으며 공청회는 영국, 일본 정부 관계자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담당관, 취재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등 1시간40여분간 진행됐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