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오전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대 이라크 개전 방침을 공식 통보받고 "필요한 지원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는 체니 부통령이 이날 오전 8시40분께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옴에 따라 10분간 이뤄졌다. 다음은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이 전한 통화 요지. ▲체니 부통령 = 부시 대통령의 요청으로 전화를 드린다. 이라크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끝났음을 알려드린다. 우리는 향후 몇시간내 이라크에 대한 행동을 시작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최후통첩 시한이 곧 만료되나 사담 후세인이그 통첩을 수용한다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사실상 거부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라크가 제기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노 대통령께 알려드리라고 했다. ▲노 대통령 = 우리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결단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오늘 이렇게 각별히 사전 통보해 줘 감사하다. 저와 우리 정부는 이같은 미국 정부 결단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필요한 지원조치를 취할 것이다. 국내테러 가능성에 대비해서 주한미군과 민간인 및 관련시설에 대해 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군사적 행동에 따른 피해가 최소화되는 가운데 조기에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 ▲체니 부통령 = 감사드린다. 부시 대통령도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수주내 뵙길 기대한다. ▲노 대통령 = 4월18일 부통령이 서울에 와서 뵐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는 이라크 걱정이 아니라 북한 문제를 함께 논의하길 희망한다. ▲체니 부통령 = 북한 문제도 우리 논의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저의 방한시 이 문제에 대해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길 희망한다. ▲노 대통령 = 기다리겠다. 행운을 기원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