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정계개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현재의 당 노선이나 인적 구도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정치지형'을 보·혁 대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은 19일 라디오 방송 두 곳에 출연,"양당제가 바람직하다"면서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으로,민주당은 온건한 개혁정당으로 뿌리내려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한나라당에도 보수적 색채에 맞지 않는 분들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치가 지역구도이기 때문에 여기에 의존해 국회에 진출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정가에는 출처불명의 신당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이들 시나리오는 △민주당 신주류,한나라당 개혁파,개혁국민정당 등이 연대한 신당 △민주당 신주류와 한나라당 부산·경남 출신의원이 연대한 신당 △민주당 구주류가 이탈해 만든 개혁적 보수 신당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보수세력 신당 등이 출현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신주류의 개혁드라이브가 가속화되면 구주류 일부가 이탈해 광주 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년 총선때 민주당 동교동계가 한나라당과 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도청의혹,나라종금 로비의혹,세풍(稅風)사건 등에 대한 최근의 검찰 수사 움직임이 '정치개편을 위한 사정'이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과 관련,"(국민적 의혹을) 말끔하게 털고 가자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