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통해 교착상태에 있는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를 열려는 이중 포석을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경만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세종연구소가 발행하는 월간 '정세와 정책' 3월호 기고논문 '이라크 전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 전쟁이 단기 속결될 경우 "북핵문제에서 평화적 해법보다는 핵포기 목표를 강화하는 전기가 제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개월이내 후세인을 무장 해제시킨다면 미국은 일방적으로 국제질서를 구축할 능력을 과시, 대테러 전쟁의 당위성과 대량 살상무기 비확산에 대한 국제적 동참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이 경제제재와 군사조치로 전환하는 등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과감한 수순을 둘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미국이 당근보다 채찍을 강화할 경우 "수세적인 북한이 벼랑끝 행동을 반동적으로 재개해 한반도 핵위기가 급격하게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센터장은 그러나 미국이 종전을 통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을 확보함에 따라 북한의 핵포기를 더욱 분명하게 요구는 할 것이지만, 당장 군사적 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이라크전이 장기화할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속전에 비해 불확실성을 훨씬 증대시킬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사이에 치킨게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장기전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거부하기도, 수용하기도 어려운 국면에서 북한이 핵무장 단계까지 갈 수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자칫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열리지 못한 가운데 미국의 대북 제재로 급전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