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류중 일시귀국한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17일 지하철 참사 현장 방문차 대구로 내려가기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향후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대선 전날 '지지철회' 파동 이후 외부와 접촉을 피해온 정 대표는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향후의 정치적 진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유권자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통합 21이 내년 총선에 후보를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선거가 끝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때 정계은퇴설까지 나돌았던 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여론의 향배에 따라 정치재개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초기 행보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내가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참여정부를 표방한 만큼 국민이 참여를 피부로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미국 생활에 대해 "스탠퍼드 대학 인근에 실리콘밸리가 위치해 있는 만큼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미래에 대해 구상하기도 하고 윌리엄 페리나 마이클 아마코스트 같은 저명한 학자들을 만나기도 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 머물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며 "대학에서 열린 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이 전 총재를 만날 줄 알았는데 오시지 않아 못만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8일 스탠퍼드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수학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정 대표는 16일 일시귀국했다. 그는 17일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과 분향소, 소방본부 등을 방문하는데 이어 18일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21일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의 기일을 맞아 선영을 참배한 뒤 24∼25일께 다시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