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공개토론이 이뤄진 9일 토론회에 참석한 검사들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1시께 25인승 버스 2대에 나눠타고 서울지검을 출발, 오후 1시20분께정부 중앙청사에 도착한 평검사들은 버스에 탄채 10분 남짓 초조하게 기다렸으며 버스안에서 이번 토론회의 주제를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검사측 대변인을 맡은 이옥 검사는 토론회에 앞서 "대통령께 검찰의 독립성확보 등 정치적 중립성 확보방안에 대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결연한 표정으로 토론회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이에 앞서 평검사들은 토론회장 자리배치를 문제삼아 당초 예정된 시간을 30분넘겨 서울지검을 출발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토론회 참석 검사들은 당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이날 낮 12시30분께 세종로 정부청사로 갈 예정이었으나 출발직전 토론회장 좌석배치가 변경됐다는 소식을들었다. 검사들은 "당초 원탁회의 형식으로 대통령과 검사 10명이 자유토론을 하기로 했는데 청와대가 갑자기 대통령은 별도의 자리에 앉고 검사들은 대통령과 떨어져 철제의자에 앉는 형태로 좌석배치를 했다고 전해왔다"며 흥분했다. 서울지검 송인택 검사와 김기동 검사는 청와대 관계자에게 "당초 약속했던 것과 다르다"며 항의했지만 청와대측은 시간문제로 좌석배치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송 검사와 김 검사는 낮 12시48분께 의견조율을 위해 택시를 타고 토론현장으로 떠났고, 나머지 40명은 버스에서 내려 15층 중회의실로 되돌아갔다. 일부 검사들은 "이런식으로 토론에 나설 수 없다"며 항의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과의 대화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15층에서 5분 남짓 대기하던 검사들은 대화시간이 임박해지자 일단 정부청사로 가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에 따라 오후 1시께 버스에 다시 올라 세종로 청사로 떠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