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정수석은 부산 고속철 문제와 관련해 기존 노선을 포함해 모든 안을 놓고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환경.종교.시민단체로 구성된 `고속철 금정산.천성산 관통 반대 대책위'는 문 수석이 밝힌 입장이 종전의 정부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수석은 7일 오후 부산시청 옆 불교회관에서 대책위 관계자들과 만나 "기존 노선을 포함한 모든 대안을 놓고 어떤 안이 합당한 지 재검토위원회에서 논의한 뒤결과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문 수석은 "사업을 슬금슬금 진행하다보니까 불신이 가중된 것같은데 이 시점으로 공사는 더이상 진행시키지 않겠다"며 "여러분들이 지율 스님의 단식을 중단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 문 수석은 그러나 "한편에서는 고속철이 빨리 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 무조건 백지화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반대입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신 반칙행위가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알려 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종석 경실련 상임 고문과 정여 스님, 박주미 시의원 등 대책위 관계자들은 문 수석의 발언이 지금까지와의 정부안과 다를 게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 고문은 "(대선때) 바로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백지화시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백지화는 없는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인데 기존안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대책위와 반대입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문 수석의 말에 대해 "부산시민을 분열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후보된 자격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 다시 기존안까지 놓고 재검토하겠다니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다"며 반발했다. 문 수석은 8일 오전 대책위 관계자들과 다시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책위원장인 지율 스님은 고속철 노선의 천성산.금정산 관통 백지화를 요구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32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