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핵문제 전문가들이 지난 달 20-21일 베를린 북한 대사관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북핵 문제를 협의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양국 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6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포기할 경우 이를 검증하는 방법을 협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측은 전 정부 당국자, 국립연구소 소속 과학자, 재야 핵문제 전문가 3명, 북한측은 원자력 에너지성 및 외무성 당국자 1명씩과, 베를린 대사관 직원 2명 등 4명이 협의에 참석했다. 양측은 지난 해 10월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동아시아.태평양 담당)에게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시인한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대해 "검증 가능한 형태의 포기"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협의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지난 99년 금창리 지하 핵시설 의혹과 마찬가지로 미 조사단을 현지에 받아들여 핵계획 포기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주장, 협상이 결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같은 접촉 내용을 지난 21일 한중일 3국 방문에 나선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보고했으며, 파월 장관은 서울에서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다국간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입장 때문에 정부간 교섭 형태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반면 북한측에서는 정부의 실무 당국자가 참석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