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내각에는 젊고 개혁성이 강한 인물이 대거 발탁됐다. 내각의 평균연령이 54세로 직전 정부의 초대내각(평균 58세)보다 젊어졌으며 여성장관도 4명으로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 가운데서도 4명, 시민단체에서 3명이 기용돼 관료출신 7명과 같아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제부처에 대부분 관료와 기업인 출신을 발탁해 안정감을 높여준 대신 법무 행자 노동 여성 문화관광 등 사회문화분야는 교수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대거 영입해 개혁성을 강조했다. ◆ 관료.인수위원.시민단체 안분 =이번 조각은 처음 인터넷으로 장관을 추천받은데다 추천∼임명까지 5단계 과정을 거치는 등 실험적인 인사방식이 도입돼 발표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인선 결과를 보면 사회 각 부분의 조화를 도모한 흔적이 역력하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를 포함, 윤영관 외교통상, 권기홍 노동, 허성관 해양수산 장관 등 4명이 인수위에서 중용됐다. 인수위때 선정한 국정과제를 내각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통관료들 가운데서도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유임된 것을 비롯해 김 부총리까지 포함하면 모두 7명이 새 내각에 동참하게 됐다. 인수위와 기존관료의 보완을 도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네티즌 등 노 당선자의 주 지지계층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에서도 3명이 기용된 가운데 기업인(진대제 정보통신 장관)도 1명 들어갔다. 지역도 주요 요소로 고려됐다. 부산.경남과 광주.전남북 출신이 각각 4명, 대구.경북 3명 순이었다. 서울과 중부권 출신이 적었지만 강원과 제주도 1명씩 포함돼 지역을 놓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노 대통령도 이를 시인했다. ◆ 새 얼굴 부각, 젊어진 내각 =이날 발표된 초대 내각 19명의 평균연령은 54.5세.제일 선임자인 김 경제부총리가 56세인 것을 비롯 조영길 국방장관(63)을 제외하고 모두 50대 이하다. 40대 장관도 3명이나 된다. 특히 행시 13회인 김 부총리가 경제팀장을 맡으면서 앞으로 공무원 사회에는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가 도입될 전망이다. ◆ 새 내각 향후 국정과제 =경제부처가 전체적으로 안정형으로 간 것과 달리 사회 및 문화 부처는 파격인사로 실험적인 행정이 시도될 전망이다. 검찰과 경찰 업무를 관장할 강금실 법무장관, 김두관 행정자치장관의 기용이 대표적인 사례. 이창동 문화관광장관도 이 대열에 들어간다. 이들이 기존의 관료집단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공무원들이 개혁과제를 추진하는데 전면에 나서도록 적극 이끌어낼지가 앞으로 관심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적재적소'를 이번 인사의 주요 원칙이라고 강조했지만 다소간 논란의 소지는 남겼다.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은 회계와 재정 전문가로 대학에서도 이 분야에서만 연구해 와 해양수산부 업무와는 무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도 금융·세제 분야에서 일해 와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또 일부 장관들이 혁신적인 성향의 청와대 비서진 및 보좌관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