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국방장관 후보로 전.현직 합참의장이 치열한 경합끝에 27일 조영길(曺永吉) 전 의장이 낙점되자 군 관계자들은 대체로 "군 통수권자가 안정기조속에서 점진적 인사개혁을 희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막판에 급부상한 이남신(李南信) 현 합참의장이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면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군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후속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현역 대장급 가운데 임명되는 합참의장을 채우는 인사는 대장급→중장급→소장급 후속인사로 이어져 연쇄적인 인사폭풍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으로 군 일각에서는 은근히 이 현 의장이 국방장관으로 가는 것을 바라는 분위기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 전 의장 카드가 선택됨에 따라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대장급 보직자 8명(합참의장, 육군총장, 1∼3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해군총장, 공군총장)의 임기가 지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군내에서는 `법률이 보장한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여러차례 밝혔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군의 급격한 변화보다 점진적 인사개혁을 더 중시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조 전 의장 인선쪽으로 굳어지는 과정에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는 임기보장이 중요하다'는 이 현 합참의장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국방장관 인선은 군 인사법엔 규정돼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군 수뇌부에 대한 2년 임기조항을 정착시키는 뿌리가 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육군 대장급 6명중 이 합참의장을 비롯해 김판규(金判圭) 육군참모총장, 김종환(金鍾煥) 1군 , 홍순호(洪淳昊) 2군, 서종표(徐鍾杓) 3군 사령관 등 5명의 임기가 올 10월 까지로 7개월 남짓 남아 있다. 김대욱(金大郁) 공군총장 임기도 내년 2월까지이다. 대장급중 장정길(張正吉) 해군총장만 임기가 내달 말까지로 거의 다 됐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직후의 군 수뇌 인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해군총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속인사를 단행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해군총장으로는 현재 서영길(해사 22기) 해사교장, 송근호(해사 22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문정일(해사 23기) 해군 작전사령관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송본부장과 문 작전사령관이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조 전의장의 발탁으로 군 인사 부문에서는 당장의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당분간 안정쪽에 훨씬 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