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고 건(高 建) 총리후보 지명자에 대한 인준동의안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오후 7시10분 인준안을 상정한 뒤 25분만에 가결이 선포됐다. 특히 인준안 상정에 앞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대북송금 특검법을 통과시켜 `목표'를 달성한 때문인듯 고 총리 인준안은 긴박감을 찾아볼 수 없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통과됐다. 실제로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인준안이 가결되자 마자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고 내각을 총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논평, 인준안 통과를 예상하고 있었음을 보여줬다. 김충조(金忠兆) 인사청문특위위원장은 경과보고 서두에서 "일정대로라면 오후 2시 인준안이 먼저 상정.처리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데 대해 먼저 착잡한 심정을감출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인준안 투표에는 여야 의원 모두 긴장감 없는 편안한 표정으로 참여했고, 개표도중 민주당측 감표요원인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자당 의석을 향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표시, 가결을 알리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4시 50분께 특검법안을 처리한 뒤 2시간여동안 본회의장에서 특검법안 처리때 퇴장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려야 했고, 일부 의원은 의원식당 등에서 라면 등으로 저녁식사를 하며 시간을 때웠다. 당론과 달리 특검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당초총리 인준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해왔으나 실제 투표에는 불참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