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은 2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 모습을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하며, 향후 신정부 아래서의 한국 변화 전망에 관심을 집중했다. 언론은 특히 일반 대중과 친밀한 노 대통령의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하면서도 노무현 행정부가 앞으로 남북 및 한국-미국 관계 재설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것으로 예상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한국민이 친구를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제목의 10면 기사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의 친구가 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그는 대구 지하철 참사위를 위해 취임식 행사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국민에게 한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을보였다"고 보도했다. 코메르산트는 또 "노 대통령은 25분 동안 진행된 취임사에서 새 정부가 안고 있는 각종 현안들을 언급했다"면서 "그는 특히 국민들의 대통령임과 동시에 친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노무현 행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란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새 행정부는 앞으로 남북 및 한-미 관계 등 결코 쉽지 않은 난제들에 직면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메르산트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취임 직후 과제는 경제난 극복이었으나, 노무현 행정부는 주로 외교적 난제에 봉착하게 됐다"면서 "노 행정부는 남북관계는 물론 한-미 관계를 정상화 및 재설정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와 관련, 신정부는 남북 화해 정책이 미국의 이해와 상충하지 않으며,가장 효율적 대북 정책은 무력과 압력이 아닌 대화라는 점을 미국측에 납득시켜야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러시아 관계에 언급, "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메르산트는 또 "러시아는 남북한 모두와 모든 분야 협력 확대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과 가스및 석유 개발 협력 등 사업이 앞으로 본격 추진되길 러시아는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례츠도 취임식장에서 손을 들어 답례하는 노대통령 사진 옆에 `그의 번호는 16번(16대 대통령)'이란 제목을 달아 노 대통령 취임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북 화해 정책을 표방하는 한편으로 북한의핵무기 개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취임사의 화두는 바로남북 관계였다"고 보도했다. 콤소몰례츠는 또 "인권 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은 대북 포용 정책으로 선거에서 이겼으며, 경제 개혁과 부패를 없애야 하는 짐도 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간이그의 모든 것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