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와 언론은 25일 노무현(盧武鉉)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한편으로 향후 남북 및 한-러 관계 등 동북아시아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노 대통령에 축하 전문을 보내 한-러 관계가 최근 크게 강화, 발전된 데 만족감을 표시하고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고 크렘린 공보실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 취임 축하 사절로 서울을 방문중인 세르게이 미로노프 연방회의(상원)의장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친서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러간 정치, 경제, 문화,군사.과학 분야 최근 수 년 동안 크게 확대, 발전된 것을 환영하며 향후 양국 관계가 더욱 증진되길 희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한-러간 가스 협력 등 경제 분야 협력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며 한국의 대러 직접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북한 핵 개발 의혹으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에 우려를 표시한 뒤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미 양국은 물론 한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노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대화 통한 현안 해결 ▲상호 신뢰 및 호혜주의 실천 ▲남북 당사자 원칙에 기초한 국제 협력 확대 ▲대외투명성 제고 및 국민 참여 확대 등 `한반도 평화 번영 정책' 4대 원칙을 천명했다고소개했다. 통신은 또 노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러시아와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통한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ORT와 NTV, 러시아 TV 등 주요 방송들도 주요 시간대별 뉴스 시간에 노 대통령취임 및 외국 사절 접견 사실을 보도하며, 향후 한반도 주변 상황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제1 채널인 ORT TV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에 바탕한 지속적 교류가 필요하며, 남북을 중심으로 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취임 축하 메시지가 이날 미로노프 의장을통해 노 대통령에 전달됐기 때문에 별다른 취임 관련 논평은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