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 방송, AP와 AFP, 교도, DPA 통신, 시사주간지 타임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25일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 소식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미국의 AP 통신은 `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반도의 핵 긴장 속에서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는 제목의 장문 기사를 내보내고 `독학으로 시험에붙어 인권변호사가 된 대통령'이라는 내용의 프로필 기사를 별도로 실었다. AP는 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평화와 번영의 정책을 강조한 점에 비춰 볼때 북한 핵문제도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연장선 상에서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국외자(odd man out)가 권력을 잡다'는 제목의 프로필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한국의 빈한한 시골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권력과 엘리트 세계와는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AFP는 노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을 토대로 해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경제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등 부문별로 각각 별도의 기사를 송고, 노무현 정부의 개혁정책 전반을 상세히 해부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노 대통령이 동북아시대를 열어나갈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도한뒤 `아마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미국에 경도되지 않은 대통령이 나온 것 같다'는 논평을 곁들였다. 독일 DPA통신은 노 대통령의 취임 소식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를 함께 다룬기사에서 한국은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미국, 일본과 대화를 강화할 것으로보인다고 전망했다. 미 CNN방송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인터넷판 톱기사로 올리고 국제면 주요기사로 노 대통령 취임 소식을 다뤘다. CNN은 국회의사당 광장에 운집한 경축 인파를 찍은 사진과 `변화의 종을 울리는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인물 기사를 곁들이면서 `전직 인권변호사가 깊어가는 핵 위기 속에서 마침내 대통령에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노 대통령이 한번도 미국에 다녀오지 않고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not kow-tow)'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노 대통령이 취임식 직후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만나 북핵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하고 노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후 전통적인 한미관계의중요성을 분명히 해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BBC는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반미감정을 지지하고 있다'는 등의 몇몇 선입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발언도 실었다. BBC는 `한국의 새 지도자가 직면할 도전'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맞부딪히게 될 난제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의 아시아 커버스토리를통해 "직설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두려움없는 독립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등장은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재 시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