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행사 오전 10시55분. 노 대통령 내외가 무대 오른쪽에 도착하면서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됐다. 노 대통령 내외는 김석수 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내나라 내겨레' 연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컴퓨터 전문가 안철수 사장, 장경숙 평택푸드뱅크 소장 등 국민대표 8명과 함께 단상에 올랐고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신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노 대통령 내외는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 뒤 김대중(金大中)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참석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단상 중앙의 자리에 앉았다. 본행사는 개식선언, 국민의례, 취임행사준비위원장인 김석수(金碩洙) 총리의 식사, 노 대통령의 취임 선서, 예포발사, 축가, 대통령 취임사, 폐식선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애국가 제창은 지금까지 주로 중견 성악가가 출연해 선창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쥴리어드 음대 예비학교를 수석 입학한 올해 17세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군이 이끌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서에선 최근 대구 지하철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묵념도 곁들여졌다. 김 총리는 식사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고 최근 대구 지하철 사고로 국민들은 큰 충격을 안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노 대통령이 탁월한 지도력으로 이 모든 난제들을 극복하고 온 국민과 함께 희망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사를 끝나자 노 대통령은 연단 앞으로 나서 오른손을 들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취임선서를 했다. 이어 `노무현 시대의 개막'을 우렁차게 알리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여군 지휘자가 이끄는 의장대와 전통 취주악대가 무대 앞으로 행진을 했고, 노 당선자는 거수경례로 답례했다. 뒤를 이어 국내 정상급 테너가수인 김영환, 김남두, 최승원, 박세원씨가 이탈리아 가곡 `오 솔레미오'와 우리나라의 대표적 가곡인 `희망의 나라로'를 불러 축하했다. 노 대통령은 다시 연단으로 걸어나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시대로'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27분간에 걸쳐 힘있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읽어내려갔다. 노 대통령은 북핵관련 부분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결코'란 말을 즉석에서 추가, 단호한 의지를 보였고 말미에도 "제 모든 것을 국가와 민족, 여러분께 바칠 것을 맹세한다"는 내용을 추가,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노 당선자가 취임사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22차례 박수를 보냈고 일부 대목에서는 환호를 보내며 기대와 지지를 표현, 화답했다. 취임사가 끝나자 식전행사와 본행사에 출연한 소프라노 및 테너가수, 안숙선 명창 등 음악인들이 연합합창단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대합창했고 무용단이 태극과 무궁화를 주제로 한 창작 한국무용으로 축하했다. ◇폐식후 사회자의 폐식선언으로 약 52분간의 본행사를 끝낸 뒤 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내외빈들에게 인사하고 나서 `위풍당당 행진곡'과 `방아타령' 등이 연주되는 가운데 퇴임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란히 단하로 걸어 내려갔다. 특히 노 대통령은 김 전대통령과 손을 잡은채 잠시 귀엣말을 주고받으면서 내려와 승용차를 타고 먼저 떠나는 김 전대통령을 환송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찬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권 여사와 함께 김석수 총리, 문희상 비서실장, 안주섭 경호실장 등에 둘러싸인 가운데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 중앙통로를 걸어나오면서 박수와 환호로 취임을 축하하는 참석자들과 악수했으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통령 전용차에 탑승, 청와대로 출발했다. 노 대통령은 전용차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잠시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여의도 주변 연도에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고,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노무현'을 연호하며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