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우려섞인 축하를 보냈다. 행정부와 달리 언론은 관례적인 축하의 말을 생략한 채 노골적인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 같은 미국 언론의 시각은 미국 일반의 시각이라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생각을 일단 잘 드러냈다고 보인다. 미국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한미간의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강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한국시간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미 노 대통령과 회동을 고대한다"며 "부시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반면 언론은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 포스트와 USA 투데이 등 주요 언론매체들은 노 대통령을 일종의 `불확실성'으로 언급하면서 그가 아직 TV시청 황금시간대(Prime Time)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초보자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4일 세계뉴스면에 `빈곤에서 대통령직까지'라는 제목과 `후임지도자는 한국에는 새 종류의 정치인-그리고 미국에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노대통령의 성장과정과 경력, 그리고 일각의 우려를 소개하는 서울발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게 가장 큰 질문은 노 대통령의 외교정책 의제라면서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백악관의 강경노선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야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그의 과거 정치경력은 단지 급진적인 학생운동일 뿐"이라면서 "그는 너무 많은 급진적인 것들을 말하고 실천했다. 그는 나라전체를 한국의 미래에 관해 신경과민 상태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는 `일각에서 한국의 노(무현)는 너무 초보자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성장 과정과 경력을 소개하면서 "그가 25일 대통령 취임을 준비하는 가운데 그가 아직 황금시간대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의 민주당내 일부 인사들이 그가 미국과 균열을 봉합하는데필요한 외교적 기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초보자에게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노대통령의 당선에 도움을 준 반미주의의 파도는 한미안보동맹을 긴장시켰다면서 노 대통령은 미국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좌익 민주주의 운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번 노대통령의 취임식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보낸 데 이어 다음달쯤국무부와 국방부의 합동 대표단을, 4월에는 딕 체니 부통령을 한국에 보낸다. 이것은 미국이 잘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한국의 지도자를 파악하고 한미동맹 관계를확고히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이 과연 노무현 정부의`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지는 미지수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